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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05-수-마을엔 우물이 있었어.

인간~인간 !!괜찮은겨???


어익후~넘어졌네~!!
넘어졌어~

어디? 어디??

괜찮은가??? 


어렸을때 우리집 지하에는 우물이 있었어.

우물이 희안하게도 5개나 있었는데 그게 마을 공동우물이 아니고 집안에, 그것도 지하로 내려가면 지하실에 있었지.

그때 내나이가 5살이었는데, 부산에서 올라와서 사투리가 심했어.

그래서 친구들이 내말을 못알아 들었고 덕분에 ? 난 친구가 없었어.

그래서 지하실에 우물근처에 꾸물거리는 지렁이들과 친구했지.

친구들은 사람처럼 이목구비가 정확히 보이는건 아니었지만 난~구분할수 있었지.

그녀석들 한테는 환대라고 하는 띠가 있었는데 그곳을 기준으로 얼굴과 몸통을 구분했어.

친구가 없는건 엄마도 마친가지였는데 대신 엄마한테는 돌봐야하는 젖먹이가 있었어.

ㅎㅎ 내동생이지~

민둥머리로 태어난것도 그렇지만 달을 못채우고 나와서 인큐베이터에 있었다고 해.

난뭐~잘모르겠다. ...

어쨌거나 동생도 생겼겠다~~ 친구지렁이들을 소개해주고 싶었던거지.

그래서 어느날 제일큰 대장지렁이를 조심스레 데리고 와서 엄마한테 보여드렸는데...엄마 표정이...너무 겁에 질린듯해 보이는거야..

뭔가 잘못 된거 같긴 한데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지렁이 친구를 얼른 인사 시키고 데리고 나왔어.


그후론 사람들에게 지렁이 친구를 소개하면 안되는걸 알게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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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어 느낀건 우물의 갯수만큼 서로다른 자아가 있었다는거~


그래서 마을과 마을마다 물맛도 다르고 분위기도 비슷한듯 달랐는데 이젠 한곳의 상수원에서 오는 수돗물처럼 이렇게나 비슷비슷한 꿈들
...비슷한 삶에서 벗어나면 큰일 날것 같은 ...그런 위태로움으로 사는거 같아